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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way virtual store in 6호선 한강진역


tesco homeplus opened a virtual grocery store in a south korea subway station, where users shop by scanning QR codes on their smartphones


바쁜 한국 직장인들의 모습을 가장 잘 포착할 수 있는 곳이 지하철이다. 현대인에게 일상생활에서 없어서는 안될 중요한 교통수단이며 생계를 책임져주는 공간이다. 바쁘게 움직이는 출퇴근 시간에는 이른바 전쟁터를 방불케하는데 출퇴근 시간에 따라 행복지수가 비례한다는 통계도 있다. 그런 전쟁터가 기업에게는 다름아닌 소비자에게 노출이 많고 좀 더 가까이 접근할 수 있는 마케팅이 벌어지는 최적의 장소가 되기도 한다. 

그래서인지 지하철 전 역에 설치가 된 스크린 도어는 좋은 광고 매체가 되고 있다. 이 재미있는 '테스코 홈플러스'의 아웃도어 광고캠페인는 2011년 칸광고제에서 제일기획이 그랑프리를 수상한 작품으로 아이디어의 신선도가 높히 평가되었다. 바쁜 직장인들이 출퇴근 길 지하철역에서 스마트폰으로 장을 볼 수 있도록 홈플러스의 광고캠페인을 벌인 것이다.  

글로벌 기업인 월마트와 까르푸 조차도 떠나야했을 만큼 한국의 대형마트 시장은 독특하다. 그 가운데 테스코는 '테스코 홈플러스'라는 이름으로 현지 시장 적응에 성공하여 2위의 마트로 성장했지만 홈플러스보다 매장 수가 많은 이마트를 당해낼 방법이 없다. 그래서 고민을 한다. "점포의 수를 늘리지 않고도 넘버원이 될 수 있을 방법이 없을까?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열심히 일하는 국가다. 일주일에 한번 장보기도 바쁘고 피곤한 한국의 직장인들을 위해 직접 마트가 사람들에게 찾아가는 방법으로 접근하면 어떨까." 

그래서 바쁜 출퇴근 시간에 지하철에 가상 매장을 디스플레이하여 실제 매장과 동일하게 만들어 놓고, 지하철을 기다리며 사람들은 마트 쇼핑하듯이 스크린을 들여다보게 만들었다. 주문은 스마트폰으로 상품의 QR코드를 찍으면 자동으로 온라인 카트에 담기고 집까지 친절히 배송이 이루어지도록 되어있다. 2010년 11월경에 진행되었던 이 프로젝트는 당시 한창 스마트폰과 QR코드 마케팅이 붐을 이루었을 시기였다. 스마트폰 유저들은 QR코드의 신기한 구동에 누구나 재미있어라 했기 때문에 그런 즐거운 경험이 구매로 이어지게 만들어 실제 홈플러스의 온라인 매출이 늘었다고 한다.  


2008년에도 홈플러스는 지하철 잠실역 기둥에 매대 사진을 온통 래핑하여 건너편 롯데마트 월드점을 견제하며 성공적인 착시 효과를 거둔 경험이 있다. 이 때도 칸에서 동상을 수상했고 2010년에는 스크린 도어와 스마트폰이이라는 '디지털' 미디어로 승부를 걸어 국내 최초의 국제 광고제 그랑프리를 낚았다.  

캠페인이 벌어진 장소는 제일기획 앞 6호선 한강진. 한국인보다 이태원의 외국인이 많고 다른 역에 비해 출퇴근길 유동인구가 적은 역이라서 광고와 판매의 실효성보다는 깐느를 위시한 아트한 성격의 프로젝트였을 테지만, 지하철역이라는 현대인의 무심한 공간을 잘 활용하여 만들어낸 발칙한 상상과 아이디어가 재미있다.

일하고 집으로 돌아가는 잠깐의 waiting time마저도 현란한 이미지로 어지럽게 해서 되겠느냐. 마트에서 장보는 재미가 얼마나 좋은데. 라는 생각은 잠시 접어두고 크리에이티브에 빠져들어 보자. 지금 당장 우리집 냉장고가 전면 스크린으로 되어 있고 장을 봐야할 때 스위치 온을 하면 내가 자주가는 마트의 virtual store 이미지가 보인다. 터치를 해서 유통기한을 확대해서 보고 신선한 우유를 고르고 다른 생필품도 고른다. 그렇게 장바구니에 담긴 물건은 5분 안에 딩동하고 배달되어 온다. 이제 우리가 사는 이 지구는 상상만 하면 이루어진다. '마이너리티 리포트'의 핸드 제스처도 현실로 이루어졌고 '인셉션'의 시간이동도 곧 가능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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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윤정


참고
http://www.designboom.com